눈을 뜨고 스마트워치를 확인했다고 해보자. 화면에는 '깊은 수면 12%', '수면 점수 68점'이 뜬다. 그 숫자들에 하루의 기분이 흔들린다.
먼저 짚을 것은, 이 숫자가 진단값이 아니라 참고값이라는 점이다. 스마트워치가 깊은 수면을 직접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 추정한 값이라 검사 결과와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1] Chee MWL, et al. World Sleep Society recommendations for the use of wearable consumer health trackers that monitor sleep. Sleep Med. 2025;131:106506.[2] Lee T, et al. Accuracy of 11 Wearable, Nearable, and Airable Consumer Sleep Trackers: Prospective Multicenter Validation Study. JMIR Mhealth Uhealth. 2023;11:e50983.. 세계수면학회(WSS)가 권하는 것도 하룻밤 수치에 매달리기보다 1주 평균과 추세를 살피는 일이다[1].
알아둘 내용은 다섯 가지다.
| 궁금한 점 | 답을 간추리면 |
|---|---|
| 깊은 수면 시간은 무엇을 뜻하나 | 직접 측정하지 않고 움직임·심박에서 추정한 시간 |
|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 해당 연구의 깊은 수면 F1은 최고 약 0.6이며 기기별 편차가 크다 |
| 낮은 점수는 병을 뜻하나 | 정상·비정상을 구분할 기준이 아직 없다 |
| 깊은 수면을 늘리면 건강해지나 | 늘렸을 때 건강이 달라진다는 확실한 근거는 아직 없다 |
| 어떤 값을 살펴야 하나 | 같은 기기로 기록한 1주 평균과 추세 |
화면의 '깊은 수면'은 직접 측정한 값이 아니다
수면다원검사(PSG)를 받을 때는 머리에 전극을 붙여 뇌파를 바로 기록한다. 병원은 눈동자의 움직임과 턱 근육의 힘도 함께 측정한 뒤 이 기록으로 수면 단계를 판정한다. 현재는 이 검사가 정답지 역할을 한다.
손목 기기는 뇌파를 측정하지 못하므로 다른 신호에 의존한다. 알고리즘이 팔의 움직임, 심박(심장 박동)의 작은 변화를 읽어 '지금은 깊이 잠든 때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식이다. 방 안을 볼 수 없는 채로 벽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만 듣고 상황을 가늠하는 셈이다. 앱에 표시된 '깊은 수면'이 직접 잰 값이 아닌 이유다. 어떤 센서와 알고리즘을 쓰느냐에 따라서도 이 값은 달라진다[1].
기기가 표시하는 수면 단계의 비율은 검사 결과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다고 WSS는 설명한다. 따라서 단계 값은 판단을 내릴 기준이 아닌 참고 자료로 읽어야 한다[1].
얼마나 잘 맞힐까: 정확도는 높지 않다
국내 연구에서는 주관적인 수면 불편을 호소하는 75명을 병원과 수면클리닉에서 모집해, 검사실에서 소비자 수면 추적기 11종을 수면다원검사(PSG)와 동시에 사용해 결과를 대조했다. 손목·반지형 5종뿐 아니라 머리맡에 두는 센서와 스마트폰 앱도 포함됐다. 기기 간 간섭을 피하려고 두 묶음으로 나눴으며, 각 참여자는 8종을 동시에 사용했다. 이 연구에서 손목·반지형 5종의 깊은 수면 F1 점수는 약 0.3에서 0.6 사이였다. 최고 성적도 0.6 정도에 그쳤다. 수면 불편이 없는 일반인이나 가정에서의 측정에서도 같은 성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여기서 정확도를 나타낸 F1은 엄밀하게는 정밀도와 재현율의 조화평균이다. 조금 더 쉽게 풀면, 기기가 '깊은 수면'이라고 표시한 시간 중 실제로 맞은 비율과, 실제 깊은 수면 중 기기가 찾아낸 비율을 한 점수로 묶은 값이다. 놓친 시간과 잘못 표시한 시간이 모두 벌점이 되므로, 둘 다 좋아야 점수가 올라가고 한쪽만 좋으면 올라가지 않는다. 조금 어렵지만 결론적으로 1이면 놓친 시간도 잘못 표시한 시간도 없다는 뜻이다. 3분의 2쯤이면 검사실 판정과 기기 표시를 합쳐 놓고 볼 때 절반만 겹친다는 뜻이고, 0.5 언저리라면 틀린 시간이 맞힌 시간의 두 배쯤 된다는 뜻이다[] [1] Chee MWL, et al. World Sleep Society recommendations for the use of wearable consumer health trackers that monitor sleep. Sleep Med. 2025;131:106506.[2] Lee T, et al. Accuracy of 11 Wearable, Nearable, and Airable Consumer Sleep Trackers: Prospective Multicenter Validation Study. JMIR Mhealth Uhealth. 2023;11:e50983..
그렇다고 기기 선택만 잘하면 해결될까. 종합 성적 상위 5종을 추려도 깊은 수면의 평균 F1은 0.528이었다[2]. 앞의 기준으로 읽으면, 가장 나은 기기들조차 틀린 시간이 맞힌 시간의 두 배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연구들을 한데 모은 결과도 보자. 2025년에는 24개 연구의 798명을 합쳐 분석했다. 총 수면 시간과 수면 효율에서는 검사 결과와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잠드는 데 걸린 시간, 수면 중 깨어 있던 시간의 차이는 출판 편향을 보정한 뒤 흐릿해졌다. 연구 사이의 편차도 작지 않았다. 저자들이 내린 결론은 담담하다. 손목 기기를 검사 수준으로 신뢰하기는 어려워도, 전체적인 수면 패턴의 변화를 살피는 용도로는 쓸 수 있다는 것이다[3].
현재 기기를 이해할 때는 이 정도 선이 맞다. 표시된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추세를 참고하는 정도다.
깊은 수면 %로 진단할 수는 없다
'깊은 수면 15% 미만이면 위험하다'고 나눌 선이 있을까. 그런 기준은 없다. WSS는 깊은 수면과 렘수면의 시간·비율 때문에 걱정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기기별로 단계 값의 질이 다르고, 그 값은 판단 기준이 아닌 참고용이기 때문이다[1]. 수면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라고 권하면서도 이를 수치로 정할 기준은 아직 없다고 밝힐 만큼, 기준선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1]. 앱의 깊은 수면 %를 보고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나눌 수 없는 이유다[1]. 이어서 살펴볼 치매 연구 역시 워치의 점수가 아니라 수면다원검사로 측정한 수면을 다뤘다는 점을 알아두자.
아마 가장 두려운 것은 치매일 것이다. 하지만 관련 근거도 서로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60세 이상 346명을 17년 동안 따라간 연구에서는 해마다 깊은 수면이 더 빨리 감소한 사람에게 이후 치매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4]. 한편 다섯 개 연구 집단에서 60세 이상 약 4,650명을 모은 분석은 '한 시점의 깊은 수면·렘수면 비율'과 치매 사이에 뚜렷한 연관을 찾지 못했다[5]. 두 연구는 측정한 대상이 다르다. 전자는 감소 속도를, 후자는 특정 시점의 비율을 봤다. 그러니 한쪽이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깊은 수면 비율이 낮으면 치매'라는 결론을 확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 구분 | 감소하는 '속도' | 특정 시점의 '비율' |
|---|---|---|
| 측정 대상 | 두 차례 검사 사이의 연간 감소 정도 | 한 시점에 측정한 깊은 수면·렘수면 비율 |
| 연구 규모 | 346명, 17년 추적(치매 52명) | 약 4,650명, 다섯 개 연구 집단(치매 998명) |
| 관찰 결과 | 더 빨리 감소한 사람의 치매 위험이 높았다 | 치매와 뚜렷하게 연관되지 않았다 |
| 근거 | [4] | [5] |
두 연구 모두 수면다원검사에서 얻은 기록을 분석했다. 이 결과들로 워치에 뜨는 깊은 수면 %를 판정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1].
깊은 수면을 늘려 건강이 달라지는지는 아직 근거가 없다
WSS의 정리를 보면, 깊은 수면과 인지 저하·치매의 관계에 대한 관찰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깊은 수면을 인위적으로 늘렸을 때 건강이 달라진다는 확실한 근거 또한 아직 없다[1].
잠자는 중에 소리를 들려줘 깊은 수면을 늘리려는 연구도 실제로 이뤄졌다. 연구 10편의 177명을 모은 전체 분석에서는 기억력 개선 효과가 작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효과크기 Hedges' g 0.25, p=0.07). 다만 소리를 뇌파의 특정 시점에 맞춰 들려주는 '위상고정 자극' 연구들의 하위군에서는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고(g 0.36, p=0.047), 그중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유의했다(g 0.44, p=0.01). 젊은 성인 연구 전체를 묶은 하위군은 유의하지 않았다(g 0.31, p=0.051). 저자들은 상용 기기를 추천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6]. 워치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깊은 수면 자체'를 늘리는 일을 목표로 잡을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 눈을 둬야 할까
건강과 연결되는 것은 어젯밤 하루의 기록이 아니라 평소의 수면이다. 약 138만 명을 관찰한 연구들을 종합했을 때, 습관적으로 짧게 자는 사람의 사망 위험은 약 1.12배였다. 긴 수면에서도 약 1.3배였으니 오래 잘수록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긴 잠이 위험을 만든다는 기전은 아직 밝혀진 바 없고, 이미 있는 병 때문에 잠이 길어진 것일 수 있다고 저자들은 적는다. 잠을 줄이라는 말이 아니라, 전보다 부쩍 오래 자게 됐다면 몸에 다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라는 뜻이다. 이 수치 역시 하룻밤의 점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평상시 수면 시간을 물은 뒤 수년에 걸쳐 추적한 결과다[7].
신경 쓸 것은 점수보다 기본 습관이다. 자고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7~8시간 잘 기회를 확보하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취침 전에는 술을 줄이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8].
하룻밤 점수만을 단위로 삼아 판단하지 말자.
| 구분 | 이렇게 읽지 말자 | 이렇게 살펴보자 |
|---|---|---|
| 살펴볼 값 | 하룻밤의 깊은 수면 % | 같은 기기에서 얻은 1주 평균 |
| 활용 목적 | 정상·비정상 구분, 점수 높이기 | 수면 시간·취침 시각·규칙성의 추세 확인 |
| 함께 볼 것 | 점수에만 주목하기 | 낮 동안의 졸림과 피로 |
| 비교 대상 | 제조사가 다른 기기들의 점수 | 같은 기기로 관찰한 시간에 따른 변화 |
누워서도 점수가 신경 쓰여 잠을 걱정하게 된다면, 잠시 추적을 멈추고 의료진과 상의해도 된다[10].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개인을 위한 의학적 권고는 아닙니다. 수면 문제가 지속되거나 낮 동안 지나친 졸림과 피로를 느낀다면, 기기 점수가 어떻든 의료진과 상담하세요[9].
자주 묻는 질문
스마트워치의 깊은 수면 점수는 어떻게 측정되나요?
대부분의 손목 기기는 뇌파가 아니라 움직임과 심박 신호를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수면 단계를 추정합니다. 화면의 '깊은 수면 1시간 20분'은 직접 잰 값이 아니라 추정값이고, 제조사마다 센서와 알고리즘이 달라 절대 점수를 서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깊은 수면이 부족하다고 나오면 병일까요?
아닙니다. 수면 단계 값은 참고용이며 점수 하나로 수면장애를 진단하거나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수면 문제가 계속되거나 낮에 심하게 졸리고 피곤하다면 기기 점수와 관계없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깊은 수면을 늘리면 치매나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나요?
세계수면학회는 노년층의 깊은 수면 감소와 인지 저하·치매 위험에 관한 관찰 결과가 일관되지 않으며, 깊은 수면을 인위적으로 늘려 건강 결과가 달라진다는 강건한 근거는 아직 없다고 정리합니다.
그럼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는 아무 쓸모가 없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룻밤의 절대값보다 같은 기기로 본 1주 평균과 수면 시간·취침 시각·규칙성의 추세를 생활습관 점검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가 다른 기기의 절대 점수는 직접 비교하지 마세요.
깊은 수면 점수를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특정 점수에 집착하기보다 일정한 취침·기상 시각, 충분한 수면 기회, 규칙적인 운동, 취침 전 절주 같은 기본 수면 습관에 집중하세요. 점수 때문에 누워서 걱정하게 된다면 추적을 잠시 쉬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문헌
- Chee MWL, et al. World Sleep Society recommendations for the use of wearable consumer health trackers that monitor sleep. Sleep Med. 2025;131:106506. 링크 DOI 10.1016/j.sleep.2025.106506
- Lee T, et al. Accuracy of 11 Wearable, Nearable, and Airable Consumer Sleep Trackers: Prospective Multicenter Validation Study. JMIR Mhealth Uhealth. 2023;11:e50983. 링크 DOI 10.2196/50983
- Lee YJ, et al. Performance of consumer wrist-worn sleep tracking devices compared to polysomnography: a meta-analysis. J Clin Sleep Med. 2025;21(3):573-582. 링크 DOI 10.5664/jcsm.11460
- Himali JJ, et al. Association Between Slow-Wave Sleep Loss and Incident Dementia. JAMA Neurol. 2023;80(12):1326-1333. 링크 DOI 10.1001/jamaneurol.2023.3889
- Yiallourou S, et al. Sleep architecture and dementia risk in adults: an analysis of 5 cohorts from the Sleep and Dementia Consortium. Sleep. 2025;48(9):zsaf129. 링크 DOI 10.1093/sleep/zsaf129
- Wunderlin M, et al. Modulating overnight memory consolidation by acoustic stimulation during slow-wave sleep: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leep. 2021;44(7):zsaa296. 링크 DOI 10.1093/sleep/zsaa296
- Cappuccio FP, et al. Sleep duration and all-cause mortalit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Sleep. 2010;33(5):585-592. 링크 DOI 10.1093/sleep/33.5.585
-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Healthy Sleep Habits. 링크
-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Consumer sleep technology is no substitute for medical evaluation. 2018. 링크
-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Sleep tracking and 'sleepmaxxing' change bedtime behaviors—and keep some Americans awake at night. 2026. 링크